일본인 의사 '마스모토 미스마사'가 쓴 '고혈압은 병이 아니다'라는 책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저자 역시 다른 의사와 마찬가지로 고혈압은 위험함으로 혈압이 높은 사람은 혈압약을 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뇌경색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들 대부분이 혈압약을 복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의아한 마음에 연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혈압약이 오히려 뇌경색을 일으킨 것으로 결론을 내렸는데요 저자는 고혈압은 병이 아니기에 혈압을 무리하게 약으로 내리면 중병에 걸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혈압은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럽게 오르는데 이 또한 생명 유지를 위한 반응이기 때문에 약으로 낮추면 안 된다고 합니다.
고혈압약을 복용하고 계신 분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내용이 아닐 수 없는데요. 저자가 이렇게 고혈압은 병이 아니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지금부터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내용이 좀 파격적이어서 전해드리기 조심스럽긴 한데요. 고혈압에 대한 다른 시각도 있다는 걸 참고하시고 모든 건강 정보가 그렇듯 완벽한 정답은 없으며 판단은 각자의 몫이 아닐까 싶습니다.
고혈압은 병이 아니다
내용의 일부를 발췌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고혈압은 전혀 걱정할게 못 됩니다. 그냥 내버려 두십시오.
이 말은 결코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해 관심을 사려는 것이 아닙니다. 소신을 가지고 자신 있게 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힘주어 이렇게 반박할 것입니다.
그게 대체 무슨 말이요. 고혈압은 뇌졸증이나 심장병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이는 병으로 죽음에 이르는 무서운 병 아니요 할 것입니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아닙니다. 수축기 혈압이 200을 넘는 심한 경우 외에는 아무 문제없습니다.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거죠.
아니 의사라는 양반이 지금 제 정신이요 고혈압이 무섭다는 건 세 살 먹은 어린 애도 다 아는 상식 아니요.
상식이라도 잘못된 상식이 아주 많습니다. BCG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결핵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지만 지금은 성인을 대상으로 할 때에는 전혀 효과가 없는 것으로 결론난 상태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미국이나 독일에서는 더 이상 BCG 접종을 하지 않습니다. 고혈압이 위험하다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로 잘못된 상식입니다. 일본에서 환자수만 대략 5,500만 명입니다. 황당한 숫자죠. 고혈압은 가히 국민병이 할 만합니다. 성인으로 따지면 세 명 중 한 명꼴로 고혈압을 앓고 있는 셈입니다.
상식적으로 과연 그럴 수 있을까요. 그 말은 너나 할 것 없이 환자라는 의미인데 정작 본인은 아픈 곳 하나 없이 건강합니다. 단지 혈압이 기준치보다 높을 뿐입니다. 딱 잘라 말하면 고혈압은 병이 아닙니다. 약간 신경 쓰이는 정도의 혈압이 큰 병을 일으킬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이것이 40년 이상 줄잡아 10만 명을 진찰한 끝에 내린 필자의 결론입니다. 고혈압이 국민병이라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거짓말이 세간에 퍼져 수많은 사람을 환자로 만들어 버린 것일까요. 필자는 고혈압이야말로 제약 회사의 이익 때문에 만들어진 허구의 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밝히겠지만 수많은 의료 행위 중에서 혈압만큼 거짓 투성이 분야도 없습니다. 혈압은 신경 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아니 오히려 신경을 써서는 안됩니다. 혈압에 신경 쓰는 행위 자체가 스트레스로 부정적인 생각이 되레 많은 병을 불러일으킵니다. 암이나 뇌졸중 심장병의 최대 원인이 스트레스라는 사실은 새삼 말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병은 마음에서 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또 바보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모두 사실입니다. 스포츠센터나 시민회관 등에 놓여 있는 혈압 측정기에는 재미삼아서라도 팔을 넣지 마십시오. 만약 당신이 가정용 혈압 측정기를 가지고 있다면 지금 당장 내다 버리십시오. 그런 측정기는 당신의 마음을 어둡게 하고 질병으로 이끌 뿐입니다. 혈압약 복용은 더더욱 안 됩니다.
물론 혈압이 200을 넘는 극단적인 경우나 심장에 지병이 있는 경우는 예외입니다. 이 세상에는 아주 많은 건강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식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운동에도 신경 써야 하는 등 번거롭기 짝이 없습니다. 하지만 필자가 제시하는 고혈압 대처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내버려 두라 이게 전부입니다.
2000년까지 고혈압 기준치는 수축기 180mm 수은주였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점점 낮춰져 2008년에는 130mm 수은주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지금 누군가 130을 넘었다면 그 사람은 고혈압으로 분류됩니다. 환자가 되어 의사로부터 일상생활에 대한 지도를 받고 혈압약을 처방받게 됩니다. 그렇다면 고혈압 기준치는 무슨 이유로 그 짧은 기간에 이처럼 크게 낮춰진 것일까요. 혹시 2000년을 전후로 해서 고혈압의 위험을 밝힌 획기적인 과학적 근거라도 나온 것일까요. 고혈압 기준치가 내려가면 당연히 환자수가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고혈압 기준치가 160에서 140으로 내려가면 150의 정상인이 갑자기 환자로 둔갑합니다. 고혈압 기준치를 10 내리는 순간 천만 명의 새로운 환자가 생기는 셈입니다. 1980년대 후반에는 230만 명이었던 고혈압 환자가 지금은 5,500만 명으로 늘었습니다. 무려 20배 이상의 증가율입니다.
그리고 2011년 국민 건강 역량 조사에서는 성인의 27.5% 즉 네 명중 한 명 이상이 혈압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환자가 늘면 혈압약 판매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죠. 즉 고혈압 기준치의 조작이야 말로 제약 회사에 금덩이를 안겨 주는 도깨비 방망이인 셈입니다.
우리는 엄청난 양의 혈압약을 불필요하게 복용하고 있습니다. 혈압이 높으면 뇌졸중이나 심장병을 일으키기 고혈압은 자각 증상을 동반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자주 혈압을 체크하고 되도록 낮추는게 좋다 방치하면 큰일 난다 의료 관계자는 이렇게 말하면서 사람들을 겁줍니다. 그들의 계략은 놀랄 만큼 단순합니다. 사람들 몰래 슬쩍 고혈압 기준치를 내리는 것입니다. 고혈압 기준치는 별다른 설명 없이 130에서 120으로 내려갈 것입니다. 죽을 때까지 먹어야 하느냐 대부분의 국민은 짧은 기간에 고혈압 기준치가 이렇게나 많이 내려간 사실 자체를 모릅니다.
그리고 그들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혈압이 높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상이었던 사람들입니다.
물론 몸 어디가 아픈 것도 아닙니다. 바로이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아무 데도 아픈 구석이 없는 사람에게 당신은 병에 걸렸습니다 하는 건 조금 이상하지 않습니까. 냉정하게 생각해 볼 일입니다. 고혈압이란 병에 걸릴 위험이 있다는 뜻입니다. 즉 병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필자는 수축기 혈압이 200을 넘는 극단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그럴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병에 걸릴지도 모른다와 병에 걸렸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의미인 것입니다.
병은 마음에서 생긴다는 말이 있듯 몸은 마음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에게 '당신에게 병에 걸렸습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그 스트레스로 인해 정말 병에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대 질병의 대부분은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그걸 알면서도 쓸데없이 불안을 조장하여 발병의 원인을 제공합니다.
고혈압은 오랜 기간 계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10년 20년씩 자신이 병에 걸렸다고 생각한다면 그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여 정말로 큰 병에 걸릴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고혈압은 왜 위험하다고 할까요
첫 번째로 고혈압은 뇌졸중을 유발한다는 설이 상식처럼 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은 사일런트 킬러 '조용한 암살자'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자각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의사들은 '고혈압은 그냥 내버려 두면 뇌졸증에 걸려 반신불수가 되거나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지금 당장 약을 써서 혈압을 떨어뜨리지 않으면 큰일을 치르게 된다. 예방 차원에서라도 약을 먹어야 한다'며 환자에게 공포심을 줍니다.
이 사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봅니다.
뇌졸중은 분명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병입니다. 뇌졸중은 암, 심장병에 이어 사망 원인의 세 번째에 해당합니다. 일본인 사망 원인의 약 15% 차지합니다.
일본에는 약 150만 명의 뇌졸중 환자가 있고 매년 25만 명 이상이 뇌졸중 환자로 새로 편입됩니다. 그런데 뇌졸중에 세 종류가 있다는 사실은 의외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뇌졸중은 뇌의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 뇌에 혈관이 찢어져서 출혈을 일으키는 뇌출혈, 뇌 표면에 혈관이 생긴 혹이 터져서 지주막이라는 수막 아래에 출혈이 발생하는 지주막하 출혈 등으로 나뉩니다.
1999년도 조사에 따르면 뇌졸중을 일으킨 사람 가운데 뇌경색은 84%, 뇌출혈은 13%, 지주막하출혈은 3%입니다. 이처럼 뇌졸중 중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뇌경색은 어떤 병인가요. 우선 뇌혈관에 작은 상처가 납니다. 그러면 그 상처를 메우기 위해 상처 부위에 혈액이 응고하는데 흔히 피부에 상처가 나면 피가 흐르고 그 피가 말라 상처 부위를 감싸면서 낮게 하는데 이와 똑같은 현상입니다.
작은 혈전이 생기면서 원활했던 피해 흐름이 방해받거나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흐르기 때문에 혈관은 더욱 상처가 나기 쉬워집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혈전도 커져서 결국에는 혈관을 막아 버립니다. 이것이 바로 뇌경색인데 혈전은 서서히 커지는데 혈관이 가늘어지고 막히는 것은 단기간에 발생합니다. 갑자기 마비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혈관이 막혀 뇌가 산소 부족 상태에 빠지면 3~4분 안에 뇌세포는 괴사 하기 시작합니다.
한 번 죽은 뇌세포는 복원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목숨을 건졌다 해도 팔다리 마비나 언어장애 등의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경색 치료는 결국 시간과의 싸움인 셈입니다. 혈압약은 뇌경색 발병을 배가 시킵니다. 흔히들 뇌경색의 원인을 고혈압에서 찾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니 그렇지 않을뿐만 아니라 오히려 혈압이 낮을 때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뇌혈관이 막히면 몸은 사력을 다해 혈류의 강도를 높여 피에 응고물을 흘려보내려 합니다.
즉 혈압을 높여 피의 흐름을 빠르게 함으로써 뇌를 지키려고 하는 것입니다. 고혈압 때문에 뇌경색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뇌경색이 발생했기 때문에 혈압을 높여 낮추려는 작용인데 원인과 결과를 완전히 반대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때 혈류가 약해져서 피의 응고물을 떠내려 보내지 못하면 바로 뇌경색에 이르는 것입니다. 이런 논리는 조금만 생각해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약으로 혈압을 떨어뜨리는 일은 목숨을 앗아가는 것과 같은 행위입니다.
그런데 왜 많은 사람들이 뇌경색 예방을 위해 혈압약을 먹고 있는 것일까요.
사실 1950년대까지는 뇌졸중의 약 90%가 뇌출혈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뇌출혈은 줄고 뇌경색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970년대에 들어서자 역전됩니다. 1990년대에는 뇌출혈이 10에서 20% 내외로 보합세를 유지한데 비해 뇌경색은 80에서 90%까지 치솟아 1990년대 중반부터 갑자기 증가했습니다.
그럼 옛날에는 왜 뇌출혈이 이처럼 많았을까요. 그것은 당시 일본의 영양 상태가 매우 안 좋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상황을 비대면 난민으로 넘쳐나는 개발 도상국 수준으로 특히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몇 년 동안은 식량을 점령국인 미국의 원조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양 상태가 안 좋으니 혈관이 약해져서 높은 혈압을 견뎌낼 수 없었던 것입니다.
또 옛날에는 육체적인 스트레스가 높았습니다. 농사 일이나 건설 현장의 육체노동도 지금처럼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거의 사람의 힘에 의존했습니다. 집안일도 가전제품이 없어서 청소나 빨래는 사람의 손을 빌려야 했습니다. 혈관이 약한 데다 강한 육체 스트레스가 더해지는 바람에 혈관이 쉽게 터져서 뇌출혈이 많았습니다. 때문에 고혈압은 곧 뇌졸중으로 쓰러진다는 이미지가 의사나 국민들 사이에 퍼져 나갔습니다.
실제로 옛날에는 뇌출혈로 사람이 쓰러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영양이 개선되고 육체 노동도 거의 사라져 뇌졸중에서 뇌출혈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서 20%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혈압이 곧 뇌졸중’의 이미지만은 끈질기게 살아남아 뇌출혈 예방을 위해 몇 천만 명의 사람들이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예방 대상이 30년 전에서 멈춰버린 셈입니다. 왜 고혈압 기준치를 자꾸만 내려 혈압약을 먹이려 하는가. 이제는 그 이유를 말하는 것조차 우스운 일이 될 것입니다.
필자는 혈압약은 절대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혈압을 낮추면 뇌출혈의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뇌경색을 일으킬 확률 역시 높아집니다. 환자에게 혈압약을 처방할 때 필자는 꼭 위의 내용을 설명하려고 애씁니다.
고령자의 혈관은 일반적으로 동맥 경화가 발생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는 얼굴에 주름이 많아지거나 머리가 희어지는 것과 같은 노화 현상으로 매우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가늘고 딱딱해진 혈관을 통해 몸속 구석구석까지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높은 혈압이 필요합니다. 고령자의 고혈압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반응인 셈입니다.
혈압약 복용과 고령자의 자립에 관한 매우 흥미로운 데이터가 있습니다. 이 연구는 1980년에 국민 영양 조사 대상이었던 사람을 14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것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혈압 140을 경계로 고령자의 자립도는 떨어집니다. 즉 혈압이 높을수록 누워서만 지내거나 치매에 걸리는 사람이 많다는 뜻입니다. 이 결과만 놓고 볼 때 역시 혈압은 낮아야 하고 140을 넘을 경우 약으로 혈압을 낮춰야 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연구에는 혈압약을 복용한 사람과 복용하지 않은 사람을 비교한 데이터도 있습니다. 이 데이터에 따르면 혈압이 얼마가 되었든 혈압약을 복용하지 않은 사람의 자립도가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고령자의 경우 약으로 혈압을 낮추면 위험합니다. 혈압은 낮아졌을지 몰라도 치매나 자리 보전하고 눕는 사태가 벌어지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따라서 고령자는 어느 정도 혈압이 높아도 약으로 낮추는 행위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 혈압약을 복용하면 자립도가 떨어지는 것일까요. 약을 이용해 무리하게 혈압을 내리면 뇌의 혈류가 나빠집니다. 실제로 혈압약을 먹기 시작한 후에 머리가 멍하나 건망증이 심해졌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현기증을 일으키거나 다리가 후들거리는 일이 많습니다. 그 결과 자주 넘어집니다. 고령자가 거동을 못 하게 되는 원인 중 가장 큰 것이 넘어져서 뼈가 부러지는 일입니다. 뼈가 부러져 침대에 누워 있는 동안 치매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만성 지능 저하는 걷기 같은 행동 장애를 일으키고 심하면 거동을 못 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혈압약은 치매 외에도 온갖 부작용을 일으킵니다. 혈압약은 종류가 많은데 종류에 따라 부작용도 다양하다. 예를 들면 오래전부터 사용된 이뇨제 계열의 혈압약은 요산이 체내에 고이는 현상 때문에 통풍의 원인이 된다고 밝혀졌습니다. 이외에도 헛기침, 잇몸, 부종, 부스럼, 변비 같은 가벼운 증상에서 뇌경색, 신부전, 당뇨병 같은 무거운 증상까지 실로 다양한 부작용이 확인되었습니다.
어떤 약이든 작용과 부작용이 있게 마련입니다. 효과가 좋은 약일수록 부작용 또한 강합니다. 그러므로 약을 먹을 때는 이런 사실들을 잘 고려해서 먹어야 합니다. 혈압은 나이와 함께 상승합니다.
1960년대까지 혈압의 기준치는 연령 더하기 90입니다. 필자가 공부할 당시에 의학부 교과서에도 그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이 공식에 따를 경우 나이 60이면 150, 70이면 160, 80이면 170이 됩니다. 혈압이 나이를 먹으면서 함께 오른다는 사실은 의학 상식입니다. 그런데도 20세 이상 모든 성인은 뭉뚱그려 20대이든 80대이든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이만저만 상식을 벗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왜 이토록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것일까요.
여기까지 읽은 독자라면 이미 그 답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혈관도 나이를 먹으면 딱딱해집니다. 유연성과 탄력성을 잃는 것입니다. 동맥 경화가 바로 그것이죠. 동맥 경화는 혈관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나이를 먹으면서 생체 구조가 쇠퇴해 가는 현상입니다. 심장에서 내보낸 혈액은 불과 25초 만에 온몸을 누빕니다. 혈액이 흐르는 속도는 시속 약 216km. 혈액은 꾸불꾸불한 혈관을 통해 고속철 수준의 속도로 몸속을 달리고 있는 셈입니다. 동맥은 탄력성 높은 벽으로 충격을 흡수하여 혈액에 흐르는 기세를 견뎌냅니다.
그러나 나이를 먹으면서 혈관은 유연성을 잃고 딱딱해집니다. 몸은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등을 혈관 벽에 부착시켜 혈관이 파열되지 않도록 보강해 줍니다. 따라서 동맥 경화는 자연의 순리에 맞는 반응인 것입니다. 동맥이 딱딱해지면 확장과 수축이 힘들어지고 그만큼 혈액을 내보내기도 어려워집니다. 뇌나 손발 끝까지 혈액을 보내기 위해 심장은 혈압을 높여 기세 좋게 피를 내뿜고 있는 것입니다.
동맥 경화는 나이를 먹을수록 심해집니다. 그에 맞춰 심장도 혈압을 높입니다. 따라서 나이를 먹을수록 혈압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 같은 자연 현상을 약으로 낮춘다면 뇌나 손발 끝까지 피가 돌지 않아 멍해지거나 현기증을 일으키게 됩니다. 실제로 혈압약을 복용하는 사람에게 약을 끊게 하면 대부분 머리가 맑아졌다고 많이 좋아합니다.
현기증이나 손발 절임이 없어졌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선생님 머리가 아파요 집에서 혈압을 재보니까 180이나 나왔어요' 환자가 이런 말을 하면 대부분의 의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두통은 혈압이 높기 때문이죠 혈압을 낮추면 나을 겁니다. 그러고는 혈압약을 처방해 줍니다. 혈압약을 먹으면 두통은 사라질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은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습니다.
원칙대로라면 혈압이 180까지 올라간 이유를 밝히는 것이 맞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혈압이 높아서 머리가 아픈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머리가 아픈 것은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몸은 혈압을 높여 영양소나 산소를 포함한 혈액을 대량으로 보내 두통을 맞게 하려 합니다.
또 다른 환자는 이렇게 묻습니다. ' 요즘 어깨가 아파 죽겠어요 혈압을 쟀더니 170이 나오더라고요 혈압이 높아서 어깨가 아픈게 아닐까요' 아닙니다. 어깨가 아프니까 몸이 혈압을 올려서 어깨 아픈 걸 낫게 하려는 겁니다. 그러니까 스트레칭을 하거나 자세의 신경을 써서 몸을 잘 돌보세요. 이렇게 말해주자 환자는 그런 거였군요 하면서 이해하는 눈치였습니다. 하지만 많은 의사들이 혈압약을 처방해 드릴게요 한다 왜 머리가 아픈 걸까 어깨는 왜 걸리는 걸까 혈압이 높은 건 왜일까 도대체 원인을 생각하려 들지 않습니다.
혈압은 개성입니다. 필자는 지금까지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던 혈압은 높으면 안 되고 낮을수록 좋다는 이 말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설명했습니다.
세 항목으로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낮추기만 하는 기준치는 완전히 엉터리입니다.
둘째, 나이를 먹으면서 또는 몸 상태에 따라 혈압이 오르는 것은 우리 몸의 올바른 반응입니다.
셋째, 이를 무리하게 약으로 내리면 뇌경색이나 암 등 중대 질환을 일으키기 쉽습니다.
그럼 이제부터는 조금 다른 시각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사교적이며 휴일에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등 가만히 있는 것 자체를 불안해하는 사람은 혈압이 높습니다. 반대로 집에서 독서를 하거나 TV 보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는 사람은 대체로 혈압이 낮습니다. 즉 혈압은 개성이라는 의미입니다. 개성은 인생을 좌우합니다. 그리고 혈압은 그 사람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혈압이 높아서 활동적인 성격이 되는 건지 혈압이 낮아서 얌전한 성격이 되는 건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와 같은 이치입니다.
혈압도 개성도 사람마다 제각각 다릅니다. 이런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누구나 혈압은 130 미만이어야 한다고 못 박는 것은 너무 성의 없는 일입니다.
모든 사람의 혈압을 같은 기준에 맞추려는 것은 융통성 없는 행동입니다. 혈압은 성격과 마찬가지로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러므로 유연한 사고가 필요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몸이 끊임없이 혈압을 가장 좋은 상태로 조절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스스로 자동 변속을 하는 자동차 기어처럼 자동적으로 바뀐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전철역에 계단과 엘리베이터가 있다고 했을때 건강을 위해서 계단을 이용해야지 하며 계단을 오르면 그 사람의 혈압은 200 가까이 급상승합니다. 피곤하니까 엘리베이터를 타자고 한 경우라면 물론 혈압은 그대로입니다.
혈압을 올리지 않는 이상 계단을 오르는 운동은 불가능합니다. 육체적인 스트레스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몸은 혈압을 올리는 것입니다. 혈압은 하루 종일 끊임없이 변합니다. 밤에 숙면을 취하고 있을 때 혈압은 내려갑니다. 낮에는 150 정도를 유지하는 사람도 잠들었을 때는 110 정도까지 떨어집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혈압은 다시 오릅니다. 낮 동안에 활동에 대비해 몸이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화장실에서 힘을 줄 때나 심지어 입을 닦을 때에도 혈압은 올라갑니다. 회사에 출근해 사람을 만나거나 업무를 볼 때도 혈압은 올라갑니다. 부하 직원을 꾸짖거나 반갑지 않은 사람을 만나면 혈압은 급상승할 것입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싸우기 위해 몸이 혈압을 올리는 것입니다. 앉아 있는 경우에도 집에서 한가하게 TV를 보고 있을 때와 사무실에서 일할 때의 혈압은 전혀 다릅니다. 환자 중에는 아침에 잴 때는 130이 있는데 병원 대기실에서 잴 때는 140이 나왔어요 어느 쪽이 맞는 거죠 하고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질문은 참으로 난처하다 왜냐하면 대답하기가 애매하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 필자는 이렇게 대답해 줍니다. 혈압은 하늘을 떠도는 구름처럼 잡을 수 없는 것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 바뀝니다. 몇 발짝만 걸어도 바뀌거든요. 그때그때 내 몸에 가장 알맞은 혈압으로 조절해 주는 거죠. 혈압은 언제나 올바릅니다. 아무 때나 변하는 수치는 모두 올바릅니다. 혈압이 다 내려가면 인간은 죽습니다. 혈압이 내려갔다는 것은 매우 중대한 일이 발생했다는 신호입니다. 쇼크 심근경색 다량의 출혈 등등 뭔가 큰일이 생긴 것입니다. 대부분의 의사는 혈압이 내려가면 오싹해집니다. 눈앞에서 환자가 죽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혈압이 높아졌다면 안심합니다. 혈압이란 그런 것입니다. 내려가는 것이 두렵지 올라가는 것은 걱정할 것이 못됩니다. 원래 의사란 혈압이 내려가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 직업이었습니다. 모든 의사가 기본으로 돌아가 생각해 주었으면 싶습니다.
고혈압은 병이 아니다 내용이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과 다른 내용이어서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전해 드렸는데요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에 동의할지 말지 판단하는 것은 우리 각자의
몫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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