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프랑스의 햇살 가득한 도시, 엑상프로방스(Aix-en-Provence)는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함과 예술의 숨결이 흐르는 곳입니다. 고대 로마의 흔적이 살아 있는 이 도시는 위대한 화가 폴 세잔(Paul Cézanne)의 고향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은 엑상프로방스의 고대 시가지와 이곳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세인트소베흐 대성당(Cathédrale Saint-Sauveur), 그리고 세잔의 흔적을 따라 걸으며 만나는 예술과 시간의 매력을 소개합니다.
고대 로마의 골목길, 엑상프로방스의 구시가지
엑상프로방스의 구시가지는 로마 시대부터 이어져온 도시 구조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돌로 포장된 좁은 골목길과 고풍스러운 샤토 건물들, 섬세한 바로크풍의 분수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마치 중세 유럽 속으로 들어간 듯한 착각을 일으킵니다.
걷는 내내 귓가엔 분수 소리가 은은히 울리고, 햇살은 노란빛 석조 건물 벽을 부드럽게 비춥니다. 커피 한 잔을 들고 걷다 보면, 어느새 미술의 도시답게 작은 갤러리나 예술품 상점을 만나게 됩니다.
세인트소베흐 대성당 - 시간 위에 세워진 성스러운 공간
구시가지 중심부에 자리한 세인트소베흐 대성당(Cathédrale Saint-Sauveur)은 엑상프로방스를 대표하는 고딕·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성당이 고대 로마 신전, 초기 기독교 예배당, 중세 성당이 층층이 겹쳐진 유적지 위에 세워졌다는 것입니다.
대성당 내부에는 세잔의 신앙적 색채를 느낄 수 있는 고풍스러운 제단화들과, 천년을 넘긴 기둥들과 스테인드글라스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도시의 영적 중심임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폴 세잔, 이 도시의 아들
“나는 엑상프로방스에서 태어났고, 이곳이 나의 세계입니다.” — 폴 세잔
세잔은 이 도시의 풍경을 사랑했고, 자신의 대표작들을 대부분 생트빅투아르 산(Montagne Sainte-Victoire)과 엑상 주변의 풍경 속에 담아냈습니다. 그가 매일 산책하던 길, 스케치를 하던 언덕은 지금도 관광객들에게 개방되어 있어, 세잔의 시선을 따라 걸을 수 있습니다.
세잔 아틀리에(Atelier Cézanne)에 들르면, 그가 실제로 사용했던 물감, 붓, 정물 오브제를 그대로 볼 수 있어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마무리하며
엑상프로방스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시간과 예술이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고대의 골목길을 걷고, 성당에서 기도하며, 세잔의 흔적을 더듬다 보면 이 도시가 왜 수많은 예술가와 철학자들의 사랑을 받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남프랑스를 여행하신다면, 꼭 하루쯤은 엑상프로방스에서 자연, 역사, 예술이 만나는 길 위의 여유를 느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https://youtu.be/2Cj0Gk9Diqk?si=K3LbRu92lgEmW3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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