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 거주하다 보면 자주 찾아오는 날이 있다.
30일 무비자 기간이 만료됨과 동시에 타국을 다녀옴으로 인해 무비자 기간이 갱신된다는 의미로 붙여진 비자 클리어 또는 비자런이아는 것이다.
사실 30일을 채우려면 아직 이틀이 남아 있지만 내일과 모레는 시긴적 여유가 없을 듯해서 오늘 아무런 스케줄이 없는 날을 택해 태국으로 다녀오고자 한다.
비엔티안에서 태국으로 넘어가려면 라오스 국경까지 가서 출국 수속을 밟고 메콩강을 잇고 있는 다리를 건넌 후 다시 태국 입국 절차를 밟으면 된다. 그리고 다시 역순서로 라오스로 돌아오면 30일 비자 연장이 되는 식이다.
라오스에 온 지 6개월이 넘다 보니 이제 비자런도 자연스러운 통과 의식이 되고 있다.
몇 번은 우선생의 도움으로 차로도 다녀온 적이 있고 살짝 나갔도 들어오는 도장 찍기만 한 적도 있다.
오늘은 우선생의 도움 없이 우리 부부가 비엔티안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태국 북부의 큰 도시인 우돈타니까지 다녀오는 것으로 6월 비자런 행사를 멋지게 치러볼 작정이다.
아침 7시쯤 우선생의 차를 이용해서 집을 나서서 비엔티안 센터 주차장에 차를 댄다. 넓은 주차장에 차는 몇 대 없다. 이따 다녀와서 비엔티안 센터에서 약간의 장을 볼 예정이니 주차를 해도 되겠지 싶다.
비엔티안에 버스 터미널은 몇 군데가 있는데 오늘 우리가 우돈타니까지 다녀오려면 중앙버스터미널 CBS로 가야 한다.
뭐 굉장히 거창해 보이지만 막상 가보면 정말 정말 낙후된 터미널이다. 뭔가 터미널을 신축하다가 만 듯한 뼈대만 앙상한 건물 앞에 잡상인과 툭툭들이 어지럽게 있고 매표소는 구석에 있어서 잘 찾지도 못할 정도다.
우돈타니 버스를 알아보니 8시 출발 표가 있다. 두 명 표를 끊으니 96,000낍 (한화로 6,600원) 1인당 3~4천 원 정도다. 버스는 매시마다 있다.
표를 샀으니 버스를 타러 가본다.
버스 상태는 생각보다 좋았다. 일본에서 기증한 일본 시외버스 같았다. 일본 말로 쓰여진 운임표가 그대로 붙여져 있다.
이제 비엔티안 중앙 터미널을 떠나 태국으로 출발한다. 약 20분 정도를 달리면 라오스 국경 사무소에 도착한다.
버스는 잠시 정차히고 승객들은 하차하여 라오스 출국 수속을 밟는다. 출국 신고서는 미리 작성해 두었다가 바로 제시하니 편하게 수속을 마칠 수 있었다.
다시 버스에 탑승한 후 버스는 라오스와 태국을 잇는 '우정의 다리'를 건넌다.
태국에 도착해서 다시 하차하여 태국 입국 수속을 밟는다. 태국 입국 신고서는 여권을 보여줘야 나눠 준다. 여기선 매우 귀한 신고서 양식이다. 부랴부랴 신고서를 작성하고 태국 입국 수속을 밟고 다시 버스에 탑승한다.
그러고 나서 우돈타니까지는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우돈타니 버스 터미널에 도착한다.
스마트 버스 터미널이라고 간판에 크게 쓰여 있는데 전혀 스마트 한 것같지는 않다.
라오스로 돌아가는 버스 표를 구매하려고 하는데 비엔티안으로 가는 국제선 매표 창구가 닫혀 있다.
옆 창구 직원에게 왜 닫혀 있냐고 하니 아이돈노 하며 나랑 상관없다 는 식으로 대답한다. ㅠ
하는 수없이 터미널 바로 앞에 있는 '센트럴 플라자 우돈'에 가서 오랜만에 한국 냄새 좀 맡아보기로 한다.
버스 표는 나중에 다시 와서 구매하기로 한다.
치앙마이에 있을 때도 자주 갔었던 센트럴 플라자가 우돈타니에도 있다. 태국 대도시에는 꼭 있는 쇼핑몰인가 보다.
가운데가 오픈되어 있는 쇼핑몰 내부의 모습이고 에스컬레이터로 이동하며 쇼핑 할 수 있는 구조다.
오랜만에 한국에 온 듯한 기분이다.
모처럼 태국에 왔고 쇼핑몰에도 왔으니 과감히 질러보자고 5층 프리미엄 식당을 둘러보기로 한다. 지하 푸드코트는 가격대는 저렴하지만 맛은 장담을 못 한다.
5층 식당가의 삼분의 이는 일식집이다. 태국의 일본 사랑은 대단한가보다.
본촌이라는 한국 식당도 있으나 오늘은 태국 음식을 먹어보기로 한다.
오늘의 태국 음식 초이스는 실패다. 찰밥과 돼지고기볶음, 치킨 윙을 시켰는데 가성비는 그렇다쳐도 맛도 별로다.
최 여사는 오랜만의 외식을 이렇게 실패로 끝낼 수 없다며 일식집 Yayoi 에서 일식을 더 먹잔다. 그래 아침 점심을 여기서 다 해결한다 셈 치고 들어가서 일식 도시락과 돈가스를 시킨다. 대 성공이다. 맛이 일품이다. 일식은 평타는 한다.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다시 터미널로 와본다. 점심 식사 시간이라고 매표를 하지 않는단다. 참 표 구매하기 힘든 터미널이다.
센트럴 플라자로 다시 돌아와서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즐긴다. 스타벅스 오랜만이다.
점심시간 1시를 넘겨 다시 터미널로 오니 매표를 시작한다. 2시 출발 표를 끊고 비엔티안으로 출발한다.
두 장 가격이 160바트다 (한화 6,000). 라오스에서 올 때 보다 약간 쌌다.
오늘 총 왕복 버스 비용은 두 명 합쳐서 13,000원이다. 훌륭하다.
돌아오는 여정은 태국 국경에서 출국 수속하고 우정의 다리를 건넌 후 라오스 국경에서 입국 신고를 한다.
오늘 총 네 번의 수속 과정을 거쳤다.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닌듯싶다. 한 달에 한 번은 해야 하는 과정이다.
버스를 이용해서 우돈타니까지 다녀와보니 다음번에는 굳이 우돈타니까지 갈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농카이까지 가서 햄버거 하나 사 먹고 돌아오는 방법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그래도 재밌고 흥미로운 비자런 데이였다.
'라오스 이야기 > 라오스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글맵 지도만들기 기능으로 라오스 비엔티안 하루여행 코스짜보기 (0) | 2023.11.26 |
---|---|
라오스의 축제와 분 옥판사 축제 현장 다녀오기 (0) | 2023.10.30 |
라오스에서 영화보기 - 비엔티안센터 4층에 있는 <메이저 플래티넘 시네플렉스> Major Platinum Cineplex 가성비 좋은 영화관 (0) | 2023.04.09 |
미스터 바버 Mr.Barber 비엔티안 인기 헤어숍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0) | 2023.03.01 |
라오스에서 태국으로 비자갱신을 위한 비자런, 비자클리어 수업료 내고 경험해 보기 (2) | 2023.02.16 |